신고 효과는 나타날 것인가? (1)
* 위클리 이닝에 송고된 글입니다.

작성자 :  기타노


2007년, 현대 유니콘스를 침몰은 투수진의 붕괴에서 시작되었다. 2006년에 빼어난 성적을 기록해준 박준수, 전준호의 부진이야 어느 정도 예상하던 바였지만, 지난 2년간 팀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해준 캘러웨이의 미처 예상치 못한 부상 이탈은 선발진의 붕괴 도미노를 가져왔다.그렇지만 자금 사정이 여의치않던 현대는 캘러웨이를 대체할 외국인 투수를 구하지 못한 채, 캘러웨이를 임의탈퇴시키고, 외국인 선수 슬롯을 하나 비운 채 힘겹게 잔여시즌을 마무리지었다.




08년, 현대가 우리 히어로즈로 바뀌었지만, 지난 시즌 캘러웨이의 공백은 여전했다. 팀에서 대체 용병이라고 구해온 투수는 2007년 기아에서 게임당 4.47점의 득점지원(리그 10위)을 받고도 8승 10패를 기록하는 데 그쳤던 스코비였다. 8만달러라는 헐값에 영입한 그는 '싼게 비지떡' 이라는 속담이 왜 존재하는가를 여실히 증명해주었다. 시즌 11경기에 선발 등판하여 2승 5패에 방어율 6.95. 6회를 넘긴 적은 단 한 번이고, 피안타율은 .348에 달했다. SK의 쿠비얀이 아니었으면 역대 최악의 투수 용병이라고 불리기에도 손색이 없는 성적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마무리였다. 스코비가 말아먹는다고 해도, 선발 5경기 중에 한 경기. 하지만 우리 히어로즈의 마무리 문제는 그보다 훨씬 심각했다. 시즌 초반 7승 3패의 호조를 달리던 우리 히어로즈는 4월 11일 목동 SK전에서 연장 13회에 정상호에게 홈런을 맞으면서 진 경기를 시작으로, 4월 30일까지 17경기에서 5승 12패를 기록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12패 가운데 무려 7패가 이기는 경기가 8-9회에 뒤집힌 경기였다. 이런 계투진 집단 부진의 원인은 감독인 이광환 때문이었다.

'광환 매직' 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이광환 감독은 아직 팀의 투수들 성향을 파악 못한 것인지, 도통 알 수 없는 투수 기용을 경기 후반에 집중적으로 하며 팀의 자멸을 이끌었다. 시즌 초반, 주전 마무리로 낙점 받았던 고졸 신인 김성현은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며 무너졌고, 김성현의 뒤를 이어 마무리로 투입된 송신영 또한 시즌 초반의 페이스는 매우 좋았지만 4월 13일 SK전에서 무려 6이닝간 90개에 가까운 공을 던지다 결승 홈런을 맞고, 이후 부진이 시작되었다. 그러자 전준호를 느닷없이 마무리로 돌려서 몇 경기 성과를 얻었지만 역시 전준호마저 무너지며 선발에서 우수한 활약을 보여주던 황두성이 급하게 마무리를 자원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황두성의 마무리 역시 그리 현명한 대안은 아니었다. 황두성은 마무리를 맡고 한동안 안정적인 게임 클로저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문제는 선발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해주던 황두성이 빠지게 되자, 이번엔 아예 황두성이 등판할 기회가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선발이 무너지는 경기가 보여지게 된다. 결국 윗돌을 빼서 아랫돌을 괴려고 했던 이광환의 기용이 또 다시 실패로 돌아갔다는 이야기이다.

우리 히어로즈는 결국, 극도로 부진하던 제이슨 스코비를 퇴출시키고, 대체 외국인 선수로 일본과 미국을 거치며 통산 300세이브를 기록한 사이드암 마무리 투수인 다카스 신고를 영입하기에 이르른다. 비록 1968년생으로 김동수와 동갑인 40세의 노장이지만, NPB와 MLB를 두루 섭렵한 그의 풍부한 경험이 마무리진을 안정시켜주리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2004년 시카고 White Sox 시절의 다카스 신고


6월 24일 첫 등판을 시작으로 다카스 신고는 모두 4경기에 등판하였다. 처음 두 경기는 리그 적응을 위한 점검 차원의 성격이 강했지만, 이후 신고는 6월 29일 LG전과 7월 2일 기아전에 등판해 위기 상황을 잘 막아내며 2세이브를 기록한다.

신고는 김병현이나 임창용과 같이 구위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의 피처가 아니다. 신고의 피칭 스타일은 전통적인 언더핸드, 사이드암 투수의 전형에 가깝다. 과거 일본 시절에는 140대 초반에 이르는 직구를 던지기도 하였으나, 이제 40대에 접어드는 지금의 신고는 120-130대 초반의 느릿느릿한 직구를 지닌 투수이다. 이 말은 위기 상황에서 타자의 방망이를 확실히 돌려세울 속구는 없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다카스 신고의 진정한 무기는 바로 위력적인 싱커이다.

싱커는 재미있는 변화구이다. 스트라이크 존 앞에서 가라앉듯이 변화하기에 히팅 포인트를 맞추기도 쉽지않은 공이고, 맞추어도 땅볼을 유도해내기 좋은 공이다. 싱커의 구속 자체는 그리 빠른 공이 아니며, 공의 변화도 생각보다 크지는 않다. 하지만 우타자에게는 몸쪽으로, 좌타자에게는 좌타자의 바깥쪽으로 휘면서 뚝 떨어지는 느낌을 주는 싱커는 타자의 입장에서는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공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케빈 브라운이 묵직한 하드 싱커를 앞세워 타자를 요리했었고, 최근에도 데릭 로우나 웹이 싱커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다만 싱커의 경우는 땅볼이 자주 나오기에 내야진의 수비가 좋아야만 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단점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역시 싱커가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정통파 투수보다는 옆구리 계열의 투수들이 던질 때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SK의 조웅천이 싱커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과거에는 태평양의 박정현, 롯데의 박석진, 삼성의 박충식과 같은 옆구리 투수들이 싱커로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특히 박정현의 싱커는 정말 위력적이었다. 190대의 장신 투수가 지면을 긁을 듯이 낮은 릴리즈 포인트에서 나오는 싱커는 타자들에게 있어 그야말로 재앙이었다. 박정현은 빠른 직구와 느린 직구, 싱커만으로 89년부터 한동안 프로야구를 호령할 수 있었다.

다카스 신고의 싱커는 하나가 아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그 진가를 미처 드러내지 않았지만, 전성기 시절의 신고는 100-130대에 이르는 다양한 구속의 싱커로 타자들을 재치있게 요리해왔다. 비록 나이가 들어서 구속은 떨어졌고, 싱커의 위력도 많이 반감되었다고 해도 신고의 싱커는 여전히 위력적이다. 아직도 국내에서 조웅천의 싱커는 여전히 통하는 주무기이듯, 현재 국내에 내세울만한 싱커볼러가 드문 상황에서 다카스가 구사하는 정통 싱커는 국내 타자들에게는 매우 낯설은 마구가 될 것이다. 이제 겨우 4경기지만, 실제로 다카스의 뚝 떨어지는 싱커성 변화구에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싱커를 주무기로 내세운 다카스의 영입으로 현재 우리 히어로즈의 계투진은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2006년 빼어난 성적을 거둔 박준수가 드디어 부활한 모습으로 계투진에 합류하였고, 조용훈도 시즌 초반에 비해 많이 살아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노환수는 좌완 원포인트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해주고 있으며, 2군에서는 2003-2004년 2연패의 주역인 이상열과 신철인이 불펜 합류를 대기하고 있다. 비록 송신영의 부진이 생각보다 장기화되고 있지만, 선발진에서 탈락한 전준호가 송신영과 함께 스윙맨 혹은 롱 릴리프를 맡아준다면 불펜에서 송신영이 지니는 부담감도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 


<사진 출처-OSEN,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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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tano | 2008/07/24 11:54 | 트랙백(1) | 덧글(1)
외국인 선수 둘 다 터지고 4강 못 간 팀은?
1998년 용병제도 도입 이래, 외국인 선수는 팀 전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럼 1998년 이후에, 외국인 선수 두 명이 모두 터지고도, 4강을 못 간 안습의 팀을 정리해보겠습니다.
터진다의 명확한 기준이 애매한 것도 사실이기에, 최소한 기록상으로 리그 중상위권

1999년 해태 (60승 3무 69패 7위)
샌 더 스 125G .247/.408/.575/.983 40HR 94RBI 105BB
브 릭 스 115G .283/.311/.546/.857 23HR 74RBI

해태 왕조의 말년인 1999년 해태. 이 해의 해태 용병은 뻥 아니면 삼진 아니면 볼넷 이라던 샌더스와 준수한 성적을 거둔 브릭스입니다. 하긴 1999년은 워낙 극악의 타고투저긴 하죠. 이 해에 해태는 임창용을 보내고 양준혁을 받아와서 나름 타선의 조화가 좋은 팀이었습니다. 홍현우와 양준혁이 커리어 하이를 찍어주었고, 장성호도 24홈런에 3할 4푼을 쳤고, 여기에 이호준 정성훈 김창희와 같은 젊은 타자들도 준수한 성적을 기록해주었습니다. (근데 양준혁과 장성호의 외야수를 동시에 구경할 수도 있던 시즌이기도 하군요.) 하긴 이 해에 해태는 투수진이 극악으로 무너졌으니 뭐 당연히 4강 구경하기는 힘들었죠.

2000년 한화 (50승 5무 78패 7위)
로 마 이 어 123G .296/.369/.543/.912 29HR 96RBI
데 이 비 스 107G .334/.367/.566/.933 22HR 80RBI 21SB

2000년 한화의 외국인 타자들의 성적은 얼핏 보면 준수해보입니다. 하지만 저 둘은 모두 1999년 괴물같은 기록을 거두며 팀을 우승시키고, 다음 해에는 전년도보다 훨씬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죠. (저게 부진한 거라니;;) 하지만 2000년 한화의 문제점도 역시 투수였습니다. 송지만, 데이비스, 로마이어, 장종훈, 강석천, 이영우 같은 타자들은 여전히 이름값을 했지만, 선발진에서 믿을 수 있는 투수라고는 송진우가 유일했습니다. 정민철은 요미우리로 가 버렸고, 팀내 이닝 1위, 다승 2위가 고졸 신인 조규수였죠. 그나마 그의 방어율은 무려 5.05 였습니다.

2002년 두산 (66승 2무 65패 5위)
우 즈 119G .256/.339/.499/.854 25HR 82RBI
레 스 31G 202.1 IP ERA 3.87 16W 8L 154K 69BB WHIP 1.34 
  콜   27G 157 IP ERA 4.01 12W 6L 114K 73BB WHIP 1.43  

2002년 두산은 4위와 몇 게임차 안 나는 5위긴 합니다. 이 해에는 근데 용병이 3인 보유에 2인 출장이었죠. 2000년 한화와 마찬가지로, 2002년 두산도 전년도 우승팀이 4강에서 탈락한 예가 되겠군요. (이런 예는 뒤에 2005년 현대에서 한 번 더 나옵니다)

2002년 두산의 전력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뭐 2001년도에 극악의 투수력을 가지고 타력의 힘만으로 밀어붙여서 우승을 차지한 것을 생각하면, 2002년 박명환-레스의 원투펀치는 그야말로 황송할 정도죠. 진필중도 2002년에는 구원 1위였고, 차명주 이혜천 이재영 이상훈의 불펜진도 리그에서 중상위권으로 봐줄 정도는 되었습니다. 하지만 작년에는 불 붙었던 타선이 2002년에는 생각보다 잠잠했습니다. 정수근은 출루율 3할을 겨우 찍어줬고, 우즈도 커리어 로우를 기록한 채, 일본으로 건너갑니다. 심재학도 성적이 대폭 하락했죠. 김동주 홍성흔 안경현 장원진등이 예년의 기량을 그럭저럭 보여주었지만, 이걸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2001년 타선의 팀이 2002년에는 침몰한 셈이죠.

2004년 롯데 (50승 11무 72패 8위)
페 레 즈 125G .314/.362/.459/.821 18HR 86RBI
라 이 언 102G .300/.346/.458/.803 12HR 55RBI

롯데의 4년연속 꼴찌의 마지막 시즌. 외국인 타자 두 명은 모두 그럭저럭 밥값을 해줍니다. 2004년에는 워낙 괜찮은 타자 용병이 없었습니다. 브룸바를 제외하면 다들 고만고만했죠. 페레즈와 라이언을 제외하면 쓸만한 타자 용병은 데이비스 브룸바 브리또 정도가 끝이었습니다. 그런데 대신, 이 해에는 투수 용병들이 득세를 합니다. 리오스 레스는 17승으로 배영수와 함께 다승 공동 1위. 피어리도 16승으로 다승 4위. 롯데는 이 해에 투수진도 무너졌고, 타선도 용병 타자 두 명을 제외하면 뭐...용병만 잘 해서는 4강 가기 힘들긴 합니다.

2005년 현대 (53승 3무 70패 7위)
서      튼 119G .292/.411/.592/1.003 35HR 102RBI
캘러웨이 32G 197.1 IP ERA 3.97 16W 9L WHIP 1.32

2003년 2004년 리그 2연패를 한 현대의 2005년은 최악이었습니다. 2003년 박종호, 2004년 박진만 심정수를 연이어 삼성에 FA로 뺏겼습니다. 그로 인해 2005년의 현대는 총체적 난국이 발생합니다. 먼저 박종호의 공백은 채종국이 어찌 메꿨으나, 박진만의 공백을 결국 메꾸질 못합니다. 그로 인한 내야 수비진의 붕괴. 그리고 필승계투진이었던 신철인의 부상과 이상열의 병역비리 연루로 인한 군입대. 전년도 신인왕 오재영의 패전놀이와 조용준의 부상으로 인한 부진. 황두성이 불펜에서 혼자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죠. 타선도 마찬가지. 시즌 초반 서튼과 함께 본즈 놀이를 하던 이숭용 채종국이 모두 5월경에 부상을 당해 잔여시즌을 망쳐버리면서 타선 전체가 무너져버립니다. 여기에 여름에 들어가면서 서튼마저 부진하게 되죠. 이로서 용병제도 도입이후 전년도 우승팀이 4강에서 탈락한 또 다른 사례가 되었습니다. (1989년 포스트시즌 도입 이후에는 91년 LG, 93년 롯데, 96년 OB,  98년 해태, 99년 현대, 00년 한화, 02년 두산, 05년 현대까지 모두 19년간 모두 8차례가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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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08년

2008년은 일단 SK가 사실상 4강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고, 두산, 롯데, 한화, 삼성, 기아, 우리의 여섯 팀이 남은 4강의 세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습니다. 올해는 대체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좋은 편입니다. 이미 사실상 4강 탈락이 확정된 LG의 경우 옥스프링과 페타지니가 시즌 막판까지도 나쁘지 않은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고, 우리도 브룸바와 다카스 신고가 괜찮은 성적을 보여줄 전망이고(물론 그 전에 스코비가 날려먹은 경기가 더 많긴 합니다) 한화는 클락과 토마스가 모두 리그 상급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롯데는 맥클레리와 가르시아가 모두 완벽한 기량하곤 좀 거리가 있지만, 자기 몸값은 해주고 있군요. 삼성과 두산은 용병 덕을 별로 못 보고 있습니다.

과연 올 시즌이 마치면, 어느 팀이 위의 리스트에 추가될까요? 이것도 한번 지켜보면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by Kitano | 2008/07/11 03:29 | 꿈의 구장 | 트랙백 | 덧글(1)
우리 히어로즈 주간 리뷰 (4.8-4.14)
위클리이닝 14호에 수록되어야 할 글입니다. (아직 업뎃이 늦어지고 있어서 ㅎㅎ)

기타노




총평 : 3승 3패


우리 히어로즈의 이번 주 성적은 3승 3패였다. 화요일 LG 전은 의심의 여지없는 대패였다고 하지만, 금요일과 일요일 SK 전은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선수 교체로 어이없이 날려버렸다. 그간 우리 히어로즈는 감독의 한숨나오는 작전과 선수기용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타격에서의 우세로 승리를 이끌어왔지만, 이광환 감독의 이러한 본헤드 플레이가 계속 나온다면 앞으로의 성적은 결코 장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Key Word : 쿠어스 목동

이번 주 우리 히어로즈는 홈인 목동 구장에서 6연전을 가졌다. 우리 히어로즈는 일요일 SK 전을 제외하고 나머지 다섯 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의 안타를 기록하였다. 1주일간 무려 69개의 안타를 날렸고, 주간 팀 타율은 .318에 달한다. 득점은 35점. 물론 상대팀 역시 만만찮은 기록을 남겼다. 우리 히어로즈의 지난 1주일간 실점은 32점에 달한다. 많이 점수를 낸 만큼 많이 잃기도 했다. 이처럼 목동구장이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인 쿠어스 필드처럼 활발한 타격전의 장이 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볼 수 있다. 먼저 목동 구장의 마운드는 다른 구장에 비해 다소 낮은 편이다. 그렇기에 홈팀인 우리 히어로즈의 타격도 매섭지만, 다른 팀도 목동만 오면 방망이가 펑펑 터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마운드가 낮을 경우에는 확실히 언더나 사이드암같은 옆구리 계열의 투수에게 유리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쿠어스 목동에서 우리 히어로즈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올 시즌 조용훈과 박준수라는 두 사이드암 투수의 어깨에 기대를 걸어야만 할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조명이다. 기존 목동구장은 조명이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번에 프로경기를 치루게 되면서 조명을 새로 설치해서 조명이 매우 밝은 편이기에, 공이 잘 보인다는 기사가 나온 바가 있다. 마지막 이유는 외야 관중석이 없다는 것. 외야 관중석이 없기에 타자들은 상대적으로 외야에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투수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


투수진 총평



MVP : 이현승 (1경기 1승 6.0이닝 0자책 6안타 2볼넷 5삼진)

삼성전에서 이현승이 호투했을 당시만 해도, 대부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삼성이 좌완투수에게 약하니까' 라는 말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쿠어스 목동에서 보여준 이현승의 두 번째 선발 등판은 그가 올 시즌 돌풍을 불러올 수도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다. 비록 LG 타선이 부진에 빠져있었다고는 하지만, 화요일 경기에서 12안타를 몰아치며 9점을 내었던 LG 타선을 6이닝간 무실점으로 꽁꽁 묶으며 호투한 것은 분명히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아직 선발로 자리를 잡기엔 변화구가 단조롭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히고는 있지만, 인하대 재학 시절 경성대의 김기표, 장원삼과 함께 대학 리그의 에이스로 군림했던 실력을 프로 3년차에 접어들어서야 터트리고 있다.

또한 쿠어스 목동에서 보여준 장원삼과 마일영의 호투도 인상적이었다. 마일영은 두번째 선발등판이었던 화요일 LG전에서 홈런 3방을 맞으며 8실점으로 무너지긴 했지만, 일요일 SK 전에서는 8회까지 무실점으로 던지면서 완봉승까지 노리는 인상적인 피칭을 했다. 물론 9회에 구원등판한 박준수가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마일영은 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되었지만, 일요일의 호투는 마일영이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충분히 담당해줄 수 있으리라는 것을 증명한 한 판이었다. 앞선 두산전과 삼성전에서 1선발의 위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장원삼도 금요일 SK 전에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기 초반, 주심의 애매한 볼판정이 이어지면서 2회에만 볼넷 3개를 내주는 등 경기 초반에는 자멸 분위기였지만, 4회 이후 안정을 찾으며 7이닝 1실점의 QS+ 피칭을 선보였다. 올 시즌 장원삼의 첫번째 퀄리티 스타트 피칭. 이현승에 이어 장원삼과 마일영까지 괜찮은 피칭을 선보임으로서 올 시즌 우리 히어로즈의 좌완 3인방 선발진이 생각보다 견고함을 과시한 한 주 였다.

황두성도 수요일 LG전에서 6.1이닝 3자책의 QS 피칭을 선보였다. 아직 김수경이 복귀하지 못하고, 스코비가 부진한 지금 선발 로테이션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믿을만한 우완투수이다. 스코비의 경우 토요일 SK전에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선발 로테이션 잔류의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5.2이닝 3자책이라는 외형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기록이지만 그 동안에 무려 8안타와 4볼넷을 허용하며 불안한 피칭을 보여주었다. 매회 주자가 출루하고, 겨우 수비를 통해 막아내긴 했지만, 이런 피칭을 계속 선보인다면 앞으로 더 기대할 것은 없어 보인다. 다행히 토요일 SK전에서 상대 선발이 쿠비얀이었기에 망정이지, 다른 투수가 선발로 나왔다면 여지없이 참패했을 것이다.

불펜진에서는 이광환 감독의 알 수 없는 선수 기용이 승패를 갈랐다. 금요일 SK전에서 이광환 감독은 조용훈을 원포인트 릴리프로 활용하고, 송신영을 8회 2아웃부터 투입하였다. 그러나 이광환 감독이 대수비로 넣은 전근표와 유재신이 연거푸 에러를 범하고, 송신영은 곧바로 대타 이진영에게 동점이 되는 3점 홈런을 허용한다. 경기는 연장으로 들어갔고, 12회에 송신영은 투구수 60을 넘어가면서 눈에 보일 정도로 공에 힘이 떨어지는 것이 엿보였다. 그렇지만 이광환 감독은 13회에도 무리하게 송신영을 밀어붙였고, 결국 송신영은 13회초에 정상호에게 결승 2점 홈런을 허용한다. 금요일 송신영의 투구수는 무려 87개. 왠만한 선발투수와 맞먹는 투구수였다. 결국 우리 히어로즈의 불펜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였던 송신영은 이후 토일 경기에서 등판 불가 상태가 되었고, 우리 히어로즈는 토요일 경기에서 SK의 막판 추격전에 혼쭐이 나고, 일요일 경기에서도 9회 2아웃에서 막아줄 투수가 없어서 경기에 패하고 말았다. 송신영이 금요일에 60개 정도의 피칭을 하고 내려왔다면, 월요일이 휴식일이었기에 일요일 9회 2아웃 상황에서 등판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이광환 감독의 알 수 없는 송신영 기용이 일요일 경기의 패인이 된 셈이다.

우리 히어로즈는 토요일 경기에서 대량실점을 한 장태종과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신철인을 2군으로 내리고 일요일에 전준호(투수)와 박준수를 1군으로 콜업하였다. 전준호는 겨울 내내 훈련량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데 다음 주에 어떤 보직으로 쓰일 지가 관심거리이다. 스코비나 황두성을 대신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지, 아니면 중간에서 롱릴리프를 맡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몸 컨디션이 썩 좋은 상태가 아니라면 큰 기대를 걸기는 힘들 것이다. 박준수 역시 아직 완전한 몸상태는 아닌 듯 보인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는 선수이고, 마무리로서 마인드가 갖춰진 선수인만큼 실전경험이 쌓인다면 괜찮은 성적을 기록해주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김성현은 2주차에 마무리로서의 기회를 거의 부여받지 못했다. 지난 삼성전에서 9회에 추격의 단초가 되었던 소극적 피칭이 이유였다. 그래도 3경기에 나서서 2.1이닝을 던지고 1안타 2볼넷을 내주었다. 아직 주전 마무리까지는 무리지만, 꾸준히 중간계투로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지금은 필요한 시점이다. 좌완 노환수는 올 시즌 상당히 물이 오른 분위기다. 마일영과 이현승이 선발로 가고, 군에서 제대한 이상열이 아직도 부진한 시점에서 현재 노환수는 팀에 남은 유일한 좌완 릴리프라 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노환수는 생각보다 안정된 피칭으로 충실하게 좌완 릴리프의 역할을 수행해내고 있다.

현재 우리 히어로즈의 가장 알 수 없는 투수 기용은 바로 조용훈의 원포인트릴리프 기용일 것이다. 이번 주에 조용훈은 3차례 등판해서 1.0이닝을 던졌다. 모두 원 포인트 릴리프로 등판했다는 이야기이다. 조용훈은 좌타자에게 지나치게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올해 좌타자와의 세번 승부에서 아직 출루를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또한 구위 자체도 무브먼트는 여전히 좋고, 과감히 승부하는 배짱 역시 여전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장태종 조순권보다도 좋은 투수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광환 감독은 그를 원포인트 릴리프로만 기용하고 있다.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타자진 총평


MVP : 이숭용 (23타석 19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 4볼넷 .526/.609/.789/1.398)


이숭용은 올 해도 4월의 사나이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첫 주에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2주차에 이숭용은 345도 아닌 567의 괴물같은 스탯을 찍어주었다. 이숭용은 2005년부터 4-5월에 훌륭한 스탯을 기록하고 이후에 부진한 모습을 매년 유난히 심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올 시즌도 그렇게 될 까봐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이숭용은 시즌 초반 2번 타순에 배치되어 있다가 조재호의 활약으로 6번 타순으로 고정이 되었다. 그리고 전준호의 복귀로 송지만이 주전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다시 5번으로 돌아갔다. 이숭용은 이번 주 6번 타순에서 13타수 8안타를, 5번 타순에서 6타수 2안타를 기록하였다. 이숭용 본인이 6번 자리를 편하게 여긴다면 그 자리를 맞춰주는 것이 팀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닐까?

이번 주 새로이 가세한 전력은 조재호와 전준호이다. 조재호는 지난 삼성전에서 이택근의 대수비로 들어가 멋진 다이빙 캐치를 보여주며 얼굴을 알린 뒤, 이번 주에는 24타수 8안타의 호성적을 기록하였다. 빠른 발과 좋은 수비 센스를 지닌 좌타자로 외야 전 포지션의 수비가 가능하기에 전준호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기대가 매우 크다. 시즌 개막전 다음날부터 2군에 내려가있던 전준호도 강병식을 대신하여 1군에 올라왔다. 1군에 올라오자마자 전준호는 8타수 5안타의 호성적을 기록해주었다. 전준호까지 1군에 올라오면서 우리 히어로즈의 외야는 매우 치열한 경쟁이 되었다.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여주던 송지만이 전준호-이택근-조재호의 외야진에 밀려서 출전도 못할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내야진 또한 이제 확실히 주전이 굳어지는 양상이다. 황재균과 김일경은 하위타선에서 계속 공격의 첨병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두산의 고영민과 비견될 정도의 이익수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김일경은 공수 양면에서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지난 해 김시진 감독이 김일경을 계속 기용할 때 많은 팬들도 의아해했었지만, 경동고 시절 청대에 발탁되었던 포텐셜을 10년만에 터트리고 있는 김일경의 올 시즌 모습을 보면 김시진 감독의 선견지명이 탁월했음에 새삼 감탄을 하게 된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정성훈 역시 이번 주를 기점으로 슬슬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또 하나 고무적인 것은 강귀태의 주전 포수 입성이다. 여전히 투수 리드시에 덕아웃을 보고 사인을 받고는 있지만, 강귀태는 이번 주에 4개의 안타 중 2개를 홈런으로 연결시키는 장타력을 과시하였다. 아직 정교함은 떨어지지만, 타격재능만큼은 이택근과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선수이니만큼 올 시즌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는 다면 강귀태는 오매불망 기다리던 김동수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간 강귀태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받던 2루 송구는 예년에 비해 꽤나 좋아진 모습이다. 다만 강귀태의 2루 송구시 황재균의 백업이 늦다는 점이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전근표는 수요일 LG전에서 4타수 2안타 1홈런을 기록한 이후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금요일 SK전에서는 9회 동점의 빌미가 된 1루 포구 에러를 범하기도 하였다. 이숭용이 공수 양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전근표의 1루 수비가 썩 안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공격력이 월등한 것도 아니라면 차라리 전근표를 2군으로 내리고, 경기 후반 이숭용의 체력관리차원이라면 이택근을 1루수로 돌리고 송지만을 외야진에 투입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내야 백업요원인 강정호와 유재신은 지난 주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유재신은 이해할 수 없는 수비를 몇 번 보여주기도 하였다. 공격에서도 도움이 안 되고 수비조차 불안하다면 차라리 다음주에는 지석훈이나 차화준을 한 번 올려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강정호 역시 이번 주에 1안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우타 대타로는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다음 주 예상


다음 주 우리 히어로즈는 한화와 청주 구장에서 3연전, 그리고 주말에는 롯데를 목동으로 불러서 3연전을 가진다. 주말 롯데전이 만만치 않은 만큼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가 다운되어 있는 한화전에서는 필히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야만 상위권에 잔류할 확률이 높다. 주말 롯데전의 경우에는 양팀 모두 치열한 난타전이 펼쳐지지 않을까 예상이 되는 시리즈이다. 목동 구장이 가뜩이나 타격이 활발한 데, 여기에 타격 1-2위를 다투는 우리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가 만난다. 우리 히어로즈가 롯데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다면 당분간은 기호지세로 내달릴 수 있을 것이라 전망된다. 한화와의 청주 3연전은 황두성-이현승-장원삼의 로테이션이, 롯데와의 목동 3연전은 스코비-마일영-황두성의 선발 등판이 예상되고 있다. 만약 전준호(투수)가 선발투수로 합류하는 것이라면 화요일 경기에서 중간계투 정도로 맛보기 등판을 한 뒤 금요일 경기에서 스코비를 대신 해 선발진에 합류하지 않을까 전망을 해본다. 이럴 경우 스코비는 불펜진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많은데, 과연 선발에서 불안한 피칭을 보여주며 무너져왔던 스코비가 불펜으로 들어온다면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미지수이다. 다음 주는 로테이션상 황두성이 2회 등판을 하기에 전준호가 황두성을 대신해서 선발로 등판할 것 같지는 않다.
by Kitano | 2008/04/16 01:52 | 꿈의 구장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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